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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위헌소송에 대한 단상
2018.05.17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위헌소송에 대한 단상


법무법인 혜안 | 공대호 변호사


논란의 시작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제도는 조합원이 재건축사업으로 인해 정상주택가격상승분을 초과하여 발생하는 초과이익 중 일부를 재건축부담금으로 이를 납부해야 하는 제도를 말한다. 여기에서 재건축초과이익은 종료시점주택가격에서 개시시점주택가격, 정상주택가격상승분 및 개발비용을 차감하여 구하고 부과율은 조합원 평균초과이익에 따라 50%의 범위 내에서 적용하되 조합원 1인당 3,000만 원까지는 면제된다. 재건축초과이익은 곧 불로소득이라는 전제가 숨어 있다. 


이러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눈에 띄는 강남 재건축단지의 가격상승과 함께 헌법개정안에 담긴 토지공개념 논의에 더하여 가구당 최대 8억원이 넘는 재건축부담금을 부담할 수 있다는 국토교통부의 발표는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11개 재건축아파트 단지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대한 위헌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헌법재판소는 2018.4.18. 2018헌마 314호로 위 청구를 각하하였다. 다만 위 결정은 위 법률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 아직 재건축부담금이 부과되지 않아 청구인들이 기본권 침해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므로, 위헌소송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위헌 논란 및 쟁점


소송은 럭비공과 같아 어느 쪽으로 얼마나 나아갈지 단정하기 어렵지만 아래에서는 현재까지 제기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의 쟁점 및 이에 대한 위헌 요소, 예상되는 청구인의 주장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제도가 미실현이득 과세에 해당하여 헌법상 조세개념에 저촉되거나 과도하게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다. 미실현이득 과세는 토지초과이득세법에 대한 위헌소송에서도 문제되었으나 과세 대상의 범위를 실현된 소득에 국한할 것인가 아니면 미실현이득까지 포함시킬 것인가의 여부는 입법정책의 문제일 뿐 헌법상 조세개념에 저촉되거나 그와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이 있는 것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입장이며, 개발이익 부담금 등 미실현이득에 대한 부담금을 부과하는 다른 제도도 시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헌법재판소가 위 부분에 대해서는 청구인의 손을 들어주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둘째,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제도는 양도소득세와 목적이 같은 이중과세여서 헌법상 조세법률주의에 반하는지 여부다. 재건축초과이익은 재건축아파트의 가격상승에서 출발하고 이에 대한 부담금 부과 대상은 기본적으로 양도차익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양도차액에 대해서는 매도시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므로, 이에 더하여 사전적으로 초과이익에 대한 부담금을 중복하여 납부하는 것은 이중과세로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다만 재건축부담금이 법률상 조세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대립하고,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은 토지초과이득세 전액을 양도세에 공제하지 않은 것이 실질과세원칙에 반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참고하여 재건축부담금을 양도소득세 계산시 필요경비의 항목으로 공제하게 되는 점을 감안할 때 헌재가 위 부분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셋째, 재건축부담금 계산방법이 정당한지 여부다. 재건축초과이익 산정의 시간적 범위는 추진위원회 구성시점(개시시점)부터 준공시점(종료시점)까지인데 개시시점의 주택가격은 부동산가격 공시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시가격으로 계산하는 반면 종료시점 주택가격은 부동산가격조사 전문 기관(한국감정원)에 의뢰하여 산정한다. 


계산방법이 같지 않고 공시가격은 실거래가격 수준보다 낮은 것이 일반적이므로 재건축초과이익이 실제 발생하는 이익보다 과다 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존재하지 않은 가공이득에 대한 부담금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재건축부담금은 중대한 재산권침해에 해당하고 헌법상 재산권 보장조항과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넷째,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제도가 형평성 및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여부다. 재개발사업의 경우 재건축사업과 달리 초과이익이 발생해도 이에 대한 부담금을 납부하지 않는다. 또한 같은 재건축사업의 조합원이라도 조합원마다 주택을 구입한 시기, 가격이 서로 다르며 실제 얻은 초과이익도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정을 배제하고 천편일률적으로 부담금을 납부하게 하는 것은 형평성 및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여지는 충분하다. 


이에 더하여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은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무조건 상승하고 이에 항상 초과이익이 발생하는 것을 전제로 부담금을 납부하는 규정만 두었다. 그런데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거나 개발비용이 과도하게 지출되면 조합원이 손해를 입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인데 그 손해를 보전해 주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합리적인 문제 제기이다. 


토초세 위헌소송의 시사점


헌법재판소는 토지초과이득세법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헌법재판소 1994.7.29.자 92헌바49 결정)을 하면서 헌법에 반하는 부분을 특정하여 입법자에게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토지초과이득세와 재건축부담금은 그 법적성질, 계산방법, 부과대상 등에서 다른 점이 있으나 헌법재판소가 지적한 부분은 현재 진행 중인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위헌소송에서도 유용한 신호등으로 삼을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당시 첫째, 지가 조사・산정업무에 전문적 지식이 있다고 볼 수 없는 하부행정기관이 토지초과이익을 계측하는 점. 둘째, 토지취득 당시와 비교하여 지가가 하락한 때에 대비한 보충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셋째, 50%의 단일 비례세율이 고율이고 원본잠식으로 인한 재산권침해 우려가 있는 점. 넷째, 토지초과이득세 일부만을 양도소득세에서 공제하도록 규정한 점이 헌법에 반하는 요소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국토교통부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서 이를 보완(재건축초과이익 계산에 전문기관을 참여시켰고 이익범위에 따라 부과율에 차등을 주었으며 재건축부담금을 양도소득세 계산시 필요경비로 인정한 부분)하였고 최근 위헌적인 요소가 없다고 자신 있게 발표한 바 있다. 



그렇지만 위 규정만으로 과연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의 위헌 요소가 소멸하였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위 법률이 규제, 제한에만 집중하여 이로써 피해를 입은 조합원 보호에는 소홀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있다.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그리고 능력 이상의 재건축부담금을 납부해야 하거나 심지어 집을 팔고 이주를 하여야만 부담금을 납부할 수 있는 조합원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원본잠식 상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은 조합원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규정을 두지 않았고 재건축부담금은 세액 공제 형태가 아니어서 양도소득세 감면정도가 완전하지 않은 점, 그리고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은 주택가격안정과 사회적 형평을 기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사회통합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데 재건축사업에서는 이미 기부채납, 소형주택 공급의무 등의 규제가 있어 위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음에도 사업시행자가 아닌 조합원에게 수억 원에 이르는 부담금을 부과시키는 것은 과도한 규제로 볼 수 있는 점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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