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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재산을 아들이 상속받았다면 딸들에게 피상속인의 빚을 갚을 책임이 있을까?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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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속문제에 있어서 상속채무는 상속인들에게 법정상속분대로 당연히 귀속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대법원은 “금전채무와 같이 급부의 내용이 가분인 채무가 공동상속된 경우, 이는 상속 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에게 분할되어 귀속되며,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여지가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97다8809 판결).
 
 이에 따라 상속채무에 관하여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분할하기로 하는 협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속재산분할의 협의로는 볼 수 없으며, 채무인수는 채권자의 승낙이 없으면 효력이 없기 때문에(민법 454조 제1항) 상속재산분할에서 상속채무를 고려하여 분할하더라도 이를 가지고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어 아무런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피상속인이 모든 재산을 공동상속인 중 특정인에게 유증한다는 유언을 남긴 때에도, 재산을 전혀 받지 못한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상속채무를 법정상속분에 따라 갚을 의무가 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이런 때에도 상속채무를 갚아야 한다면 너무 불합리한 결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부산고등법원의 판결을 살펴보자. 피상속인은 생전에 아들에게 모든 재산을 물려주기로 유언을 남겼고, 이에 따라 사후 아들이 모든 권리를 취득하였다. 그런데 피상속인의 채권자가 약 12억 상당의 채무를 공동상속인들 각자의 법정상속분에 따라 변제하라며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아들, 딸 4명에게 대여금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유언장에는 “피상속인 소유의 모든 부동산과 향후 취득할 모든 부동산, 제3자에 대한 청구채권, 현금, 예금, 유가증권 및 동산, 기타 피상속인이 남긴 유산 전부를 아들에게 유증한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해당 재판부는 “피상속인의 유언은 포괄적 유증이므로, 상속채무에 대한 변제책임도 아들에게 있다.”고 판시하였다(부산고등법원 2018나52917). 
 
 법무법인혜안 상속전문변호사에 따르면 “기존 판례는 상속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포괄적으로 유증이 된 때에는, 유류분 제도가 없는 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이라 하더라도 상속채무를 변제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었는데, 현재는 유류분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포괄적 수증자가 상속채무를 전부 승계한다고 본 것에 그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위 판결은 상속인들 사이의 공평에 비추어도 타당하며, 채권자 입장에서도 채권을 담보할 수 있는 재산을 가진 포괄적 수증자에게 모든 채권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합리적인 판결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공동상속인 중 특정인 또는 제3자에게 포괄적 유증이 이루어진 때에는 다른 상속인들은 상속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잘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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