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은 이자율 상한을 정한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1심에서 이어 2심도 가상자산은 해당 법에 정한 '금전'이 아니라고 다시 확인한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17-2부(재판장 차문호, 오영준, 홍동기 부장판사)는 A 사가 B 사를 상대로 낸 가상자산 청구 소송(2022나2041677)에서 1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 사가 A 사에 비트코인 30개와 이자율에 따라 계산한 비트코인을 인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 사는 2020년 10월 B 사에 비트코인 30개를 3개월 동안 대여해주고 매월 5%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1.5개를 이자로 받는 가상자산 대여 계약을 맺었다. 이후 변제 기한을 3개월 더 연장하면서 이자율을 연 10%로 조정해 비트코인 0.2466개를 매월 지급받는 것으로 계약 내용을 변경했다. 하지만 B 사는 약속했던 변제 기한이 지났는데도 빌려 간 비트코인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A 사는 B 사를 상대로 비트코인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B 사는 "A 사와의 대여 계약에 따라 1, 2회차 이자로 월 1.5개의 비트코인을, 3회차 이자로 월 0.75개의 비트코인을 이자로 지급했다"며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에 따른 최고이자율을 초과해 지급된 이자는 원본을 변제하거나 원본 채무와 상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A 사와 B 사가 맺은 최초 계약에 따르면 이자는 월 5%였다. 연이율 60%에 해당하는데, B 사는 이 같은 이자율이 당시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이 정한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4%를 크게 넘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은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은 금전대차와 금전의 대부에 관한 최고이자율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 계약의 목적물은 금전이 아니라 가상자산 비트코인이기 때문에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지연손해금 연 10% 상당의 이자 지급은 상법에서 정한 법정이율인 연 6% 비율을 초과한 것이라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B 사의 추가 주장에 대해 "약정이율이 법령 제한에 위반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고 피고들이 지급할 지연손해금에 상법이 정한 법정이율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판시했다.
안재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