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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위자료청구소송, 비교형량이 가능할까?
20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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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 박대성 기자]

이혼소송에서 이혼위자료는 원고와 피고 각자의 유책사유를 기초로 하여, 혼인생활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결정적인 혼인파탄의 계기는 무엇인지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이혼 과정에서 부부 중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책임만 있는 사례 보다는 양쪽 모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사례가 많은데, 누가 더 잘못하였는지를 판단하여 누가 누구에게 위자료를 줘야 하는지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혼 사유를 판단할 때 가장 큰 잘못이 있다고 보는 순서는 외도 > 폭행 > 폭언 > 기타 사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이혼원인에 따라 기계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피고가 오랫동안 외도를 해왔고, 원고가 외도 사실을 알게 되어 화가 나서 피고를 폭행한 사례가 있다. 누가 보더라도 피고에게 결정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이 명백할 것이다. 이런 사례에서는 피고가 원고에게 위자료를 줘야 하며, 금액은 약 3,000~5,000만 원 수준이 될 것이다.

 

위 사례와 달리, 피고가 외도를 한 것은 맞으나 그 기간도 짧고 단순히 몇 번 만나며 손을 잡은 수준에 불과하며, 원고가 지속적으로 피고를 폭행하여 피고가 상해를 입는 등의 사정이 있었다면, 이때에는 오히려 혼인파탄의 결정적인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보게 될 것이다. 이때에도 위자료는 2,000~3,000만 원 정도 인정될 수 있다.

 

또한 외도와 폭행이 경합하는 사건에서 법원이 양자의 책임이 대등하다고 판단한 사례도 많다. 이처럼 이혼원인은 동일하나, 그 이혼원인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책임성의 수준도 달리 평가되는 것이다. 이를 법률용어로는 비교형량이라고 한다.

 

이혼위자료에 있어서 대법원은 당사자의 혼인기간, 나이, 재산, 자녀 유무, 파탄원인, 유책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정도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법무법인혜안 이혼전문변호사에 따르면 위자료는 비교형량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도 유책사유가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 입증한다면 위자료 액수를 낮추거나 아예 없앨 수도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실제 재판에서는 유책정도에 따라 당사자나 대리인이 어떻게 주장하느냐에 따라 위자료 액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증거상 외도가 명백한데도 변명으로 일관하며 부인한다면, 그에 관해 약간의 위자료가 더 추가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나와 상대방의 유책정도에 관해 어떻게 주장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은 소송 진행에 있어서 매우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영역에 속하므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야 소송진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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