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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갈등으로 인한 이혼소송과 법원의 판단경향
201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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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과의 갈등, 고부갈등은 가장 고전적인 이혼사유 중 하나이다. 비록 우리나라가 양성평등사회를 지향하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가부장적 사고방식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시댁과의 갈등보다는 오히려 장모와 사위 사이의 장서갈등이 더 많은 이혼사유로 보고되고 있는 것이 약간의 변화이기는 하다.


민법에서는 840조에서 재판상 이혼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 제3조에서는 “배우자 및 그 직계존속으로부터의 부당한 대우”를 예시로 들고 있다. 즉 배우자와의 갈등뿐만 아니라 시댁과의 갈등으로 인한 이혼도 민법에서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시댁갈등이혼이 예로부터 상당히 비중이 있었다는 사정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사건에서도 법원은 결혼 초부터 시어머니와의 갈등상황에서 아내를 감싸주는 등 적절히 개입하지 않고 오히려 방관하거나 무관심한 남편에게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서울가정법원 2013드합4906 판결). 한편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가출한 아내에게도 잘못이 있으나, 남편 역시 아내와 어머니의 사이에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부모에 대한 의존적인 태도를 보여 아내의 신뢰를 상실시킨 잘못이 있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다(서울가정법원 2013르165 판결).


이혼전문로펌 법무법인혜안의 이혼전문변호사에 따르면 “실제 사건에서 보면 시댁갈등으로 인한 이혼은 그 자체만으로 문제가 되는 사례는 거의 없고, 이를 매개로 하여 부부사이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원도 시댁갈등이혼이 문제되면 남편이 얼마나 적절히 개입하여 갈등을 조정하려 노력하였는지를 많이 살피는 편이다”라고 귀띔하고 있다.


시댁과의 갈등 → 부부의 갈등 → 폭언·폭행·외도 등으로 점점 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양상이다 보니, 법원도 시댁과의 갈등이 더 심화되지 않도록 남편이 적절한 중재를 하였는지를 살핀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재의 구체적인 방법은 위에서 든 판결로 미루어 우리 법원은 남편이 아내를 감싸는 것을 좀 더 적절한 방법이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혼은 부부 양 당사자 사이의 결합만이 아니라 가족과 가족 사이의 결합도 된다.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는 며느리도 내 아들과 마찬가지로 대하고, 시부모 역시 내 부모와 똑같다고 생각하는 방법일 것이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니만큼, 서로의 생활과 방식을 존중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해결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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