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미디어

183
공중밀집장소추행에서 '장소'의 범위 확대에 대한 논의
2018.12.06

784ae464ebf7d01c663e7834c99afce8_1544085677_4341.jpg



(서울=국제뉴스) 김민재 기자 = 공중밀집장소추행죄 구성요건에 공중이 '밀집한' 장소가 아니라 '밀집하는' 장소라고 규정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법 제정 당시부터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은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5704 판결을 통해 그대로 드러난 바 있다. 판례에 의할 경우 찜질방 수면실은 공중밀집장소에 해당하므로 공중밀집장소추행죄가 성립하게 된다.


그러나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를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서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공간이 좁아 서로간의 신체적 접촉이 이루어지기 쉬운 곳만 해당한다."는 입장에 따르면 찜질방 수면실은 위 규정 소정의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 해당하지 않아 공중밀집장소추행죄가 성립하지 않게 된다. 판례에 의할 경우 공중밀집장소의 범위가 불명확해지고 그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어 죄형법정주의에 반할 소지가 있다.


공중밀집장소의 의미해석을 둘러싸고 유·무죄의 판단이 극단적으로 갈릴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를 공중이 '밀집한' 장소로 개정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해 보면, 공중밀집장소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인 공중밀집장소를 포함한 모든 곳으로 장소 범위를 확대하려는 취지는 성폭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을 고려할 때는 일응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다.

그러한 연혁적으로 성폭력처벌법 제11조는 기본적으로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행위를 처벌하려는 것인데,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로 확대하여 일반화하는 것이 본법의 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고, 본죄로 공중이 밀집하는 개인 관리 장소 등까지도 규율하려는 것은 과잉 입법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해소할 필요가 있게 된다.


공중밀집장소를 '공중의 이용에 상시적으로 제공⋅개방된 장소'로 개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문언의 의미를 명확하게 한다는 해석론적 관점에 동의되는 부분은 있으나 이러한 의미해석은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5704 판결에서 공중밀집장소의 범위를 확대하는 의미에서 그 범위를 확장한 것일 뿐 밀집의 본래적 의미에 부합하는지는 의문이 드는 측면도 있다.


이는 결국 위 대법원 판결의 의미해석과 다를 바 없으며, 단지 법전에 그 의미를 명확히 하자는 의미밖에 지니지 못한다. 또한 조문제목은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이면서도 구성요건에 밀집이라는 용어 자체가 들어가지 않음으로써 제11조가 어떤 밀집 장소에의 추행행위를 처벌하려는 것인지 불분명하게 될 소지가 있으며, 밀집의 본래적 의미와도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이 개정하려면 제11조의 제목도 이에 걸맞게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공중밀집장소를 '공중의 이용에 상시적으로 제공⋅개방된 장소'로 개정하는 방안도 타당하다. 그러나 '공중의 이용에 상시적으로 제공⋅개방된 장소'도 그 밖의 공중이 밀집한 장소에 포함시켜 해석할 수 있으므로, 공중이 밀집한 장소로 개정하면 이를 포함시켜 해석하여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5704 판결에서와 같이 찜질방이 공중밀집장소에 해당한다고 하면 공중밀집장소의 의미는 공중이 이용하는 장소라는 의미로 해석됨으로 밀집하는 용어에 얽매이지 않고 대중이용시설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이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동일한 개선방안이 될 수 있다.


구 성폭력처벌법 제12조는 그 제목이 '성적 목적을 위한 공공장소 침입행위'였으나, 제11차 개정(2017. 12. 12. 법률 제15156호)때 '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로 그 제목을 변경하였다. 공중은 사회의 대부분의 사람들⋅일반 사람들⋅일반인을 지칭한다. 다중은 많은 사람 또는 뭇사람을 지칭하고, 대중은 수많은 사람의 무리를 지칭한다. 이와 같은 의미해석을 고려하여 향우 조문제목을 수정하는 작업도 요청된다.


이에 관련해 법무법인 혜안 성범죄상담센터에 의하면 "기본적으로 형법해석에 있어 그 적용범위를 확장하는 문제는 신중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자칫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원칙에 반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고, 특히 성폭력처벌법 등의 특별법에서는 더욱 더 주의를 요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